배우인 남편 현수와 곧 태어날 아기를 기다리는 수진은 행복한 부부입니다.
어느 날 잠든 현수가 "누가 들어왔어"라며 잠꼬대 같은 말을 합니다.
그 모습이 이상했던 수진은 다음 날 현수에게 물었고 현수는 전혀 기억을 하지 못합니다.
그 후 현수의 이상한 행동은 계속됩니다.
피가 날 정도로 심하게 얼굴을 긁기도 하고 냉장고에서 닥치는 대로 음식을 먹기도 합니다.
현수의 이상행동으로 두려워진 수진은 클리닉을 방문하고 현수는 수면검사를 받습니다.
의사는 있을 수 있는 행동이라 말하고 약을 처방합니다.
한편 수진의 엄마는 부적을 가져와 침대에 붙이라고 하지만 미신을 믿지 않는 수진은 붙이지 않는다.
현수의 행동으로 예민해진 수진은 날이 갈수록 정신적으로 피폐해져 갑니다.
수진의 엄마는 무당을 데려오고 무당은 집에 어떤 존재가 들어왔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 존재는 남편에게 씌었지만 수진이 데리고 들어왔다고 말합니다.
귀신을 쫓으려면 이름을 알아야 하니 찾으라고 합니다.
알고 있던 사람들을 찾아봤지만 찾을 수 없었고 현수가 했던 이상한 말을 되짚으며 아래층 집에 가게 됩니다.
그리고 그 집에 살던 노인이 그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수진은 점점 그 말에 빠져들고 그 존재를 내보내야 한다는 것에 빠져듭니다.
급기야 현수가 잠든 사이에 굿을 하고 귀신이 구천에 남지 않도록 하기 위해 노인의 딸을 인질로 잡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
현수의 몸을 빌린 노인의 귀신은 떠나겠다고 합니다.
영화정보
개봉 : 2023.09.06.
등급 : 15세 관람가
장르 : 미스터리
국가 : 대한민국
러닝타임 : 94분
배급 : 롯데엔터테인먼트
감독과 배우
유재선 감독보다 봉준호 감독의 호평으로 더 유명해진 영화가 잠이 아닐까 싶습니다.
봉준호 감독이 "최근 10년간 본 영화 중 가장 유니크한 공포"라고 했다면 도대체 어떤 느낌일까?
포스터 속 두 주인공이 너무나 평범해서 더 궁금했던 것 같습니다.
사랑스러운 여자 정유미와 푸근하고 편안한 느낌의 배우 이선균과 전혀 어울릴 거 같지 않은 공포영화는 어떤 모습일지도 궁금했습니다.
감상
대단한 반전을 기대했다면 실망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처음부터 한 방향으로 이야기를 따라갔다면 예상대로 흘러가는 느낌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주인공이 극한 상황에 몰린 배우라고 생각하고 본다면?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것은 사람이라는 말처럼 귀신이나 유령보다 현실감 있는 일상 공포가 더 쉽게 와닿는 시대입니다.
그중에서도 너무나 선하고 예상하지 못했던 사람이 두려운 존재로 바뀐다면 더할 수 없는 공포를 느끼게 될 것 같습니다.
영화에서는 평범하고 착한 남편이 어느 날 낯설고 소름 돋는 존재로 변합니다.
그리고 정작 당사자는 자신이 한 일을 전혀 인지하지 못합니다.
첫 번째 공포는 그 시점입니다.
나 자신을 믿을 수 없을 때
사랑하는 사람들을 해칠 수 있다는 공포는 옆에 있는 사람 못지않은 공포로 다가옵니다.
두 번째 알 수 없는 미지의 존재가 함께 공존한다는 것
힘으로 막을 수 없는, 보이지 않는 존재는 공간 자체를 공포스럽게 합니다.
세 번째는 가장 아늑한 공간인 집이 안전하지 않을 때
외부로부터 나를 지켜주는 공간을 함께 공유한다는 것도 숨 막히는 공포를 줍니다.
수진이 부적으로 온 집안을 도배했을 때 현수의 시점으로 보면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눈앞에 펼쳐지는 것일 겁니다.
노인이 떠나겠다고 했을 때 모든 것이 끝났다는 한숨과 함께 평화로움이 찾아옵니다.
한편으론 생각하게 됩니다.
그 존재는 정말 있었을까?
스토리를 따라가며 영화를 보았던 나는 현수의 몽유병 증상과 의식하지 못하는 시간에 대한 공포가 먼저 보였고 현수로 인한 수진의 변화가 더 무섭게 느껴졌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예상이 맞았다는 것에 안도하고 떨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걸로 희망적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극한 상황과 현수의 직업이 배우였다는 생각을 했을 땐 어쩌면 그 존재는 여전히 남아있을 수도 있겠다. 혹은 정말 단순히 병적인 증상으로 약과 치료로 정상이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남깁니다.
어느 쪽도 평범하지 않았던 영화.
정말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스타일의 공포영화 '잠'이었습니다.
'일상,문화,생활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와 함께 와서 비와 함께 떠난 사람-지금 만나러 갑니다. (0) | 2024.01.01 |
---|---|
그리움으로 기억 될 사랑 - 파도가 지나간 자리 (0) | 2023.12.26 |
우연이란 세상에 없어-캐롤 (0) | 2023.12.20 |
파이 한 조각의 위로-마이 블루베리 나이츠 (0) | 2023.12.19 |
기억을 지우면 사랑도 지워질까요?-이터널 선샤인 (0) | 2023.12.15 |